『SIMMANI』 이정진

 

 

 

 

“겨울의 울릉도는 눈에 부풀어 여름보다 커진 , 마치 눈덩이가 바다에 있는 같다.”

 『SIMMANI』,「울릉도 알봉에서 지낸 하루하루(1)」에서 발췌  

 

이정진은 한지 위에 광활한 자연을 수묵화처럼 수놓는 대표적인 한국 여성 사진가이자 세계적 명성을 쌓아가며 사실성과 기록성에 본질을 둔 다큐멘터리 사진의 객관적인 태도에서 일찍이 벗어나 시각매체이자 조형예술로서의 주관적인 사진 세계를 구축하는 데 전념해왔다. 사진집 『SIMMANI』는 작가가 ‘뿌리깊은 나무’ 잡지의 사진기자로 활동하던 시기에 탄생한 보기 드문 다큐멘터리 작업을 담은 수작으로서, 35여 년 전 울릉도에서 우연히 마주친 노부부를 담은 이정진의 초창기 기록 사진이 주를 이룬다.

 

1987년부터 1년간 울릉도를 촬영하며 기록한 이 시리즈는 포토에세이 형식으로 구성되었으며, 1998년  『먼 섬 외딴 집』이란 제목으로 전시와 더불어 출간된 바 있다. 그로부터 33년 후, 이정진은 사진의 환기력과 기록적 가치로서의 의미를 고스란히 담아낸 이 사진들을 다시 정리하기에 이른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이 연작의 본래 제목이었던 “먼 섬  외딴 집”은 산삼을 캐러 울릉도로 들어간 ‘채 씨’ 노인의 삶에 주목하면서 “심마니”라는 이름으로 새롭게 재구성되었다.

 

이안북스의 김정은 편집장은 사진집 『SIMMANI』 에서 ‘자연의 일부를 통해 전체를 통찰하는 작가의 관념적 시선’ 너머에서 노부부의 삶을 일기장처럼 담담히 기록한 작가의 글을 눈여겨볼 것을 당부한다. 젊은 여성사진가의 눈에 비친 울릉도의 척박한 땅을 일구고 심마니로 살아가는 노부부의 삶과 정신세계는 낯설고 신비롭지만, 동시에 사진의 본질에 대해 의구심 또한 역력히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폭설이 내리고 풍랑이 심해지면 육지로 가는 뱃길이 막히는 일이 허다한 그곳에서, 긴 겨울을 보내는 두 노인 곁에서, 때로는 더덕을 함께 다듬으며 그 척박한 자연 속에서 사진과 글은 낯설어진 울릉도의 풍경을 신비스럽게 소환한다. 무엇보다 다큐멘터리의 진정한 의미는 켜켜이 쌓여간 사진 속 시간의 무게에서 비롯되는 것임을 이정진은 이미 알고 있었다는 듯이 말이다.

 

“한참 사진을 들여다본 뒤에 노인은 당신 얼굴에 검버섯이 피어 있는 것을 새삼스레 발견했고 할머니는 너무 늙고 변해 버린 얼굴임을 보고는 사진 찍히는 것을 마다했다 (…) 노인을 비추는 거울에 언젠가 모습도 함께 비출 있을 즈음이면 다큐멘터리의 진정한 의미를 사진들 속에 담을 있을 같다.”

_ 『SIMMANI』, 「울릉도 알봉에서 지낸 하루하루(4)」에서 발췌

 

사진집은 미발표 작품을 추가한 〈SIMMANI〉 시리즈 총 73점의 사진을 수록하며, 50부 한정판으로 선보이는 스페셜 에디션은 사진집과 함께 작가가 직접 인화하고 서명한 오리지널 프린트 1점을 포함한다.

디자인은 〈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책2020〉(서울국제도서전)으로 선정된 바 있는 이안북스의 사진집 『IN THE SPOTLIGHT』(이동근, 2019), 『부산에서 서울로 1946-1960』(임응식, 2020) 등에 이어 스튜디오 프론트도어(강민정, 민경문)가 맡았으며, 흑백 사진의 아름다움을 살리기 위한 분판과 인쇄를 유화컴퍼니가 디렉팅하였다.

 

또한, 이 사진집은 이안북스와 사진・미술 대안공간 스페이스22가 공동 기획하였다. 출간을 기념하여 전시 《SIMMANI》를 스페이스22에서 6월 2일부터 29일까지 개최하며, 이 전시는 시간의 개념을 초월하며 장대한 자연 풍광을 시적으로 표현해온 사진작가 이정진의 초기 작품세계를 만날 수 있는 특별한 기회가 될 것이다.

 

이정진 | Jungjin Lee
대학에서 공예를 전공하며 독학으로 사진을 공부한 후, 잡지 『뿌리깊은 나무』의 사진기자로 활동하였다. 1988년 미국으로 건너가 뉴욕대학교 대학원 사진학과를 졸업, 이후 미국과 한국을 오가며 30여 년간 왕성한 작품 활동을 펼치고 있다. 2011년에는 다큐멘터리 사진의 거장 프레데릭 브레너가 스테판 쇼어, 제프 월 등 세계적인 사진작가 12명을 초청하여 진행한 이스라엘 프로젝트 《This Place》에 유일한 동양인으로 참여하여 〈Unnamed Road〉를 발표하였고, 이를 통해 국제 사진계에서 큰 주목을 받은 바 있다. 그의 작품은 뉴욕 메트로폴리탄미술관과 휘트니 미술관, 휴스턴 미술관, 호주현대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 등 세계 유수의 미술기관에 소장되어 있으며, 주요 작품집으로 『Wind』(SEPIA INTERNATIONAL INC, 2009), 『Unnamed Road』(MACK, 2014), 『Everglades』(NAZRAELI PRESS, 2016), 『Opening』(NAZRAELI PRESS, 2017), 『Desert』(RADIUS BOOKS, 2017) 등이 있다.

 

 

 

[사진집]

발행처           IANNBOOKS

저자              이정진

쪽수              144p

판형              260 × 240mm

가격              75,000원

ISBN             979-11-85374-26-0

분류              시각예술/사진 > 사진집

발행일           2021년 6월

 

 

[스페셜 에디션] 사진집+오리지널프린트 (50부 한정)

발행처           IANNBOOKS

저자              이정진

쪽수              144p

판형             260 × 240mm(사진집) / 280 × 300mm(케이스)

가격              700,000원

발행일           2021년 6월

 

 

 

 

 

 



답글 남기기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

Header Goes Here Make it effective and short

  • List Item #1
  • List Item #2
  • List Item #3

Sub- Heading Text Goes here Tease the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