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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2012 Trend Forecast

어렵다. 2011년 미술계에 대한 재조명과 2012년 트랜드를 예측해보라니. 문화예술품의 앞날을 예측한다는건 그 상품에 대한 브랜드 가치측정과 판매전략이 가능하단 얘기지 않나. 그렇다면 나는 여기에 상품의 브랜드 가치라 할 법한 블루칩 작가들을 소개하고 소위 눈높은 문화시민으로서 골라 봐야할 전시들을 나열하면 되는건가? 가만히 생각해보니 지난 5월 신세계백화점이 만들어낸 ‘제프 쿤스 마케팅’과 같은 좋은(?) 선례가 있다. 신세계 왈, “당시 단기적 매출 수익을 14% 끌어올렸으며 장기적으로는 롯데나 현대 같은 경쟁업체와 차별화를 이끌었다.”하니 올해 미술계의 핫 이슈임은 분명하다. 온갖 패션지와 광고전단에 뿌려진 쿤스의 ‘세이크리트 하트’는 이를 예술작품으로 보지 않아도 누구나 하나쯤 가지고 싶을만큼의 소비충동과 호기심을 자극시켰다. 그리고 기업 입장에서는 해외 경매에서 인정한 보증수표 작품을 구입함으로써 국제 아트 콜렉터로서의 입지를 공고히 하고, 작가와의 콜라보레이션(협업collaboration)이란 명목아래 백화점 쇼윈도 및 디스플레이에 그의 작품을 도배했으니 이보다 좋은 마케팅, 홍보가 어디있겠나. 고급예술에 대한 소비전략은 소위 대중에게 친근한 예술성을 어필하는 작가를 내세워 새로운 아이덴티티를 구축하는 아트마케팅의 한 트랜드로 이해할 수 있다. 물론 이런 사례가 처음 있는 일은 아니다. 루이비통과 무라카미 다카시가 만들어낸 콜라보레이션 프로젝트는 리미티드 에디션이란 방식으로 제품군을 확장하는 동시에 ‘망가’라는 대중적 코드를 예술화 하는데 기여했다. 덤으로 작가의 작품값도 상승시켰으니 이러한 기업과 작가 사이의 콜라보레이션은 가치투자를 필요로 하는 쌍방의 상생관계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물론 미술의 상품화 쟁점은 여전히 유효하다. 그러나 이를 상업주의적 폐단이나 현대 예술의 실추로 볼 것인가는 잠시 미술비평가에게 미뤄두는 것이 좋겠다. 사실 자기반성이나 자신만의 미학이 없다면 애초부터 가치상품화를 위한 투자가 있을리 만무하다. 2012년 미술계 트랜드에 대해 전망 한다면 그것은 바로 콜라보레이션의 붐이다. 삶이 여유로워지면서 우리는 제품의 단순한 편리성을 넘어, 남과는 다른 ‘삶의 가치’를 소비하고 싶어한다. 그리고 건축이나 가구, 패션 등 실생활 아이템들은 작품 같은 제품군을 모색하며 새로운 시장을 만들고 있다. 결국 이 시대의 니즈(NEEDS)는 실용성을 넘어 다른 오리지널 제품군의 확장을 위해 예술을 이용한다. 그리고 이러한 협업 덕분일까? 앞으로 예술과 상품의 경계 짓기는 의미 없는 논쟁이 될지도 모를 일이다.

김정은
이안북스 대표,
이안매거진 편집장
twitter@iannbooks
www.iannmagazine.com
www.facebook.com/iannboo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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